앉은 자리 · 병인
숲 위로 뜨는 해
태어난 날의 글자는 두 개예요. 위 글자가 나고, 아래 글자는 그 내가 앉아 있는 자리예요. 같은 글자라도 자리가 다르면 서 있는 형편이 달라요.

새벽 숲 위로 막 떠오르는 해예요. 시작하는 자리마다 빛이 실려서, 첫 순간을 여는 역할이 자연스럽게 와요. 다만 떠오르는 해는 정오를 기다리는 법도 배워야 해요.
이 자리에서 자주 겪는 일
조용한 자리에서 첫마디를 꺼내는 사람이 늘 나예요. 분위기가 풀리고 나면 정작 뒤로 물러나 있어서, 시작한 게 누구였는지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아요.
이 자리가 자주 하는 말
「일단 해보죠.」 정적이 길어지면 다들 은근히 이 말을 기다려요. 정작 그 말을 하는 저는 그게 부담인지도 몰라요.
이 자리가 쉬는 법
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에서 오히려 기운이 살아나요. 누군가 옆에 있기만 해도 충분해서, 이끌 필요가 없는 조용한 저녁 하나가 쉼이 돼요.
한낮의 해가 앉는 다른 자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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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은 전부 저희가 직접 썼어요. 알아맞히는 말이 아니라 관찰이라, 정해진 것이 아니에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