앉은 자리 · 무인
숲을 기른 산
태어난 날의 글자는 두 개예요. 위 글자가 나고, 아래 글자는 그 내가 앉아 있는 자리예요. 같은 글자라도 자리가 다르면 서 있는 형편이 달라요.

숲을 품은 산이에요. 자기 위에서 자라는 것들을 든든히 받치고, 그만큼 아래에서 힘이 들어요. 받쳐주는 무게를 즐길 줄 아는 드문 자리예요.
이 자리에서 자주 겪는 일
곁 사람 몫을 대신 떠안는 일이 잦아요. 떠안은 게 얼마나 쌓였는지 남들은 모르고, 세어본 적 없기는 본인도 마찬가지예요.
이 자리가 자주 하는 말
「그건 제가 들게요.」 상대가 미안해할 틈도 없이 먼저 손을 내밀어요. 정작 누가 저를 도와주겠다 하면 그 자리에서 한 발 물러서요.
이 자리가 쉬는 법
누구 것도 대신 들어줄 필요가 없는 날에만 어깨에 힘이 빠져요. 그런 날은 딱히 어디 나가지 않고 한자리에 눌러앉아 있는 것만으로 충분해요. 몸이 움직이지 않아도 마음은 그날 처음으로 가벼워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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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은 전부 저희가 직접 썼어요. 알아맞히는 말이 아니라 관찰이라, 정해진 것이 아니에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