살롱

앉은 자리 · 을축

언 땅의 덩굴

태어난 날의 글자는 두 개예요. 위 글자가 나고, 아래 글자는 그 내가 앉아 있는 자리예요. 같은 글자라도 자리가 다르면 서 있는 형편이 달라요.

위 글자 · 을(乙)감아 오르는 덩굴부러지는 대신 돌아가요

언 땅에 뿌리를 내린 덩굴이에요. 환경이 도와주지 않아도 버티는 법을 일찍 배워요. 그래서 이 자리의 부드러움은 약함이 아니라 살아남은 기술이에요.

이 자리에서 자주 겪는 일

도와주겠다는 말을 듣고도 결국 혼자 해버리는 일이 잦아요. 힘들다고 말할 때를 늘 놓치고, 다 끝난 뒤에야 사실 좀 힘들었다고 흘리듯 말해요.

이 자리가 자주 하는 말

「할 만해요.」 힘든 걸 묻는 사람에게 늘 같은 대답을 해요. 그 말을 하도 들어서, 요즘은 아무도 다시 안 물어봐요.

이 자리가 쉬는 법

완전히 손을 놓아야 할 순간에도 눈에 걸리는 걸 그냥 지나치지 못해요. 쉬겠다고 마음먹은 날에도 결국 작은 걸 하나 고치거나 다듬고 있어요. 그 정리가 이 자리에서는 노동이 아니라 쉼이에요.

보내기

글은 전부 저희가 직접 썼어요. 알아맞히는 말이 아니라 관찰이라, 정해진 것이 아니에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