살롱

앉은 자리 · 을해

물 위를 걷는 덩굴

태어난 날의 글자는 두 개예요. 위 글자가 나고, 아래 글자는 그 내가 앉아 있는 자리예요. 같은 글자라도 자리가 다르면 서 있는 형편이 달라요.

위 글자 · 을(乙)감아 오르는 덩굴부러지는 대신 돌아가요

큰물 곁에서 자라는 덩굴이에요. 흡수가 빨라 배우는 속도가 남달라요. 대신 물이 너무 많으면 뿌리가 뜨니, 어디에 감을지 고르는 일이 늘 숙제예요.

이 자리에서 자주 겪는 일

새로 배우는 건 남보다 빨라요. 대신 좋아 보이는 걸 동시에 여럿 붙잡아서, 벌여둔 것을 한 번씩 정리하는 날을 따로 잡아야 해요.

이 자리가 자주 하는 말

「이것도 재밌겠다.」 하던 일 하나를 채 마무리하기도 전에 눈이 벌써 다음 걸 좇아요. 옆 사람이 대신 목록을 만들어 챙겨줘야 겨우 정리가 돼요.

이 자리가 쉬는 법

벌여 둔 것들을 다 팽개치고 눈에 들어온 것 하나만 따라가도 죄책감이 안 들어요. 그 하나에 푹 빠져 있는 짧은 시간이 밀린 걸 다 끝내는 것보다 오히려 힘이 나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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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은 전부 저희가 직접 썼어요. 알아맞히는 말이 아니라 관찰이라, 정해진 것이 아니에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