앉은 자리 · 임오
한낮의 강
태어난 날의 글자는 두 개예요. 위 글자가 나고, 아래 글자는 그 내가 앉아 있는 자리예요. 같은 글자라도 자리가 다르면 서 있는 형편이 달라요.

한낮 볕 아래 흐르는 강이에요. 물과 불이 한 자리에 있어 속에서 김이 나듯 생각이 끓어요. 그 온도차가 이 자리의 동력이라, 잔잔한 날보다 끓는 날에 멀리 가요.
이 자리에서 자주 겪는 일
머릿속이 조용한 날이 드물어요. 생각이 한참 끓다가 한 번에 쏟아지는데, 그렇게 쏟아진 것이 대체로 쓸 만해서 주변이 기다리게 돼요.
이 자리가 자주 하는 말
「생각 좀 정리하고요.」 답을 미루는 동안은 일부러 딴 얘기를 하며 시간을 흘려보내요. 그러다 대화 흐름과 전혀 상관없는 타이밍에 불쑥 답을 꺼내 다들 어리둥절해해요.
이 자리가 쉬는 법
머릿속이 완전히 다 쏟아지기 전까지는 아무리 누워도 잠이 안 와요. 다 털어놓고 나면 그제야 훅 가라앉는데, 그 조용해진 틈에 결정 하나를 내려놓고서야 진짜 하루가 끝나요.
흘러가는 큰 물이 앉는 다른 자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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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은 전부 저희가 직접 썼어요. 알아맞히는 말이 아니라 관찰이라, 정해진 것이 아니에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