살롱

앉은 자리 · 임인

숲을 적시는 강

태어난 날의 글자는 두 개예요. 위 글자가 나고, 아래 글자는 그 내가 앉아 있는 자리예요. 같은 글자라도 자리가 다르면 서 있는 형편이 달라요.

위 글자 · 임(壬)흘러가는 큰 물한 자리에 오래 못 있어요

새벽 숲 사이를 흐르는 강이에요. 흐르는 것만으로 곁을 자라게 하는 자리라, 지나온 자리마다 푸른 게 남아요. 정작 자기가 준 것은 잘 몰라요.

이 자리에서 자주 겪는 일

주변 사람이 잘되는 데 내 몫이 분명히 있는데 본인은 세지 않아요. 나중에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무슨 얘기인지 진짜로 모르겠다는 얼굴이 돼요.

이 자리가 자주 하는 말

「먼저 쓰세요.」 줄을 서는 자리에서는 몸이 저절로 옆으로 비켜나요. 그러다 보니 정작 제 차례가 언제였는지는 스스로도 가물가물해요.

이 자리가 쉬는 법

아무도 알아볼 사람이 없는 데서 혼자 뭔가를 끄적이고 있을 때 제일 몸이 늘어져요. 누구에게 줄 것도 보여줄 것도 아닌 그 몇 줄을 쓰고 나서야 하루가 느슨해져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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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은 전부 저희가 직접 썼어요. 알아맞히는 말이 아니라 관찰이라, 정해진 것이 아니에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