앉은 자리 · 을묘
제 밭의 풀
태어난 날의 글자는 두 개예요. 위 글자가 나고, 아래 글자는 그 내가 앉아 있는 자리예요. 같은 글자라도 자리가 다르면 서 있는 형편이 달라요.

제 계절, 제 자리의 풀이에요. 유연함이 겹으로 실려 살아나는 힘이 남달라요. 밟혀도 다시 서는 게 이 자리의 정체성이라, 회복이 곧 특기예요.
이 자리에서 자주 겪는 일
넘어지고 다시 서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요. 그게 당연한 줄 알아서, 남이 오래 못 일어나는 것을 이해하는 데는 오히려 시간이 걸려요.
이 자리가 자주 하는 말
「그 정도는 다들 겪지 않나요.」 힘들었던 일도 아무렇지 않게 툭 던지듯 말해요. 정말 안 힘들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넘기는 말버릇이 편한 것뿐이에요.
이 자리가 쉬는 법
오래 주저앉아 있는 법을 잘 몰라서 잠깐 훌훌 털면 그걸로 이미 다음 걸음이에요. 비슷하게 회복이 빠른 사람 곁에 있으면 그 속도가 자연스럽게 맞아요. 긴 휴식보다 짧게 자주 터는 쪽이 훨씬 편해요.
감아 오르는 덩굴이 앉는 다른 자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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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은 전부 저희가 직접 썼어요. 알아맞히는 말이 아니라 관찰이라, 정해진 것이 아니에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