앉은 자리 · 임신
바위를 도는 강
태어난 날의 글자는 두 개예요. 위 글자가 나고, 아래 글자는 그 내가 앉아 있는 자리예요. 같은 글자라도 자리가 다르면 서 있는 형편이 달라요.

바위 골짜기를 흐르는 강물이에요. 막히면 부딪히지 않고 돌아가는데, 돌아간 물이 결국 더 멀리 가요. 길이 험할수록 물살이 또렷해지는 자리예요.
이 자리에서 자주 겪는 일
정면으로 부딪히는 대신 다른 길을 찾아요. 그래서 물러섰다는 오해를 받는데, 시간이 지나 보면 그 길로 먼저 도착해 있는 일이 많아요.
이 자리가 자주 하는 말
「급할 거 없어요.」 막다른 길 앞에서 다른 사람이 조급해지면 이 말부터 건네요. 그러면서 눈으로는 벌써 다음 수를 살피고 있어요.
이 자리가 쉬는 법
아무 약속도 잡지 않은 밤에는 이상하게 마음이 먼저 놓여요. 어디로도 나가지 않고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도 그게 게으른 게 아니라 채워지는 시간이에요.
흘러가는 큰 물이 앉는 다른 자리
이어서 보기
보내기
글은 전부 저희가 직접 썼어요. 알아맞히는 말이 아니라 관찰이라, 정해진 것이 아니에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