앉은 자리 · 계묘
풀잎 끝 이슬
태어난 날의 글자는 두 개예요. 위 글자가 나고, 아래 글자는 그 내가 앉아 있는 자리예요. 같은 글자라도 자리가 다르면 서 있는 형편이 달라요.

아침 풀잎 끝에 맺힌 이슬이에요. 작고 조용한데, 해가 뜨면 풀밭 전체에서 제일 먼저 빛나요. 이 자리의 존재감은 크기가 아니라 맑기에서 나와요.
이 자리에서 자주 겪는 일
목소리 큰 사람들 사이에서도 묻히지 않아요. 한마디를 해도 남아서, 말한 양에 비해 기억되는 양이 많은 쪽이에요.
이 자리가 자주 하는 말
「여기 이거 놓쳤을 것 같아서요.」 남들이 그냥 넘어간 사소한 부분을 짚어줄 때 이렇게 말해요. 별거 아닌 듯 던진 그 말 덕분에 나중에 큰 실수를 피하는 일이 잦아요.
이 자리가 쉬는 법
온종일 놓치는 게 없는지 살피다 보면 정작 자기 몸 상태를 살피는 건 맨 뒤로 밀려요. 그날 눈에 걸린 사소한 것들을 자기 전에 혼자 몇 마디로 정리하고 나서야 잠이 깊어져요.
스며드는 이슬이 앉는 다른 자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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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은 전부 저희가 직접 썼어요. 알아맞히는 말이 아니라 관찰이라, 정해진 것이 아니에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