앉은 자리 · 기사
볕 좋은 밭
태어난 날의 글자는 두 개예요. 위 글자가 나고, 아래 글자는 그 내가 앉아 있는 자리예요. 같은 글자라도 자리가 다르면 서 있는 형편이 달라요.

볕이 잘 드는 밭이에요. 무엇을 심어도 빨리 싹이 트니, 심는 것을 고르는 눈이 곧 실력이 돼요. 아무거나 받다 보면 밭이 먼저 지쳐요.
이 자리에서 자주 겪는 일
부탁을 잘 받아줘서 일이 자꾸 몰려요. 몰린 것을 다 해내기는 하는데, 정작 내 것을 심을 자리가 없어진 다음에야 그걸 알아차려요.
이 자리가 자주 하는 말
「일단 받을게요.」 부탁한 쪽이 오히려 정말 그래도 되냐고 되묻는 순간이 있어요. 대답이 생각보다 먼저 나가 있어서 저도 놀라요.
이 자리가 쉬는 법
일정이 하나도 없는 날이 다른 무엇보다 힘이 돼요. 부탁을 하나도 안 받아도 되는 날에는 이상하게 더 개운해요. 그렇게 시간을 며칠에 한 번은 비워 둬야 다음 부탁도 편하게 받아요.
무엇이든 기르는 밭이 앉는 다른 자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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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은 전부 저희가 직접 썼어요. 알아맞히는 말이 아니라 관찰이라, 정해진 것이 아니에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