앉은 자리 · 정묘
풀밭의 등불
태어난 날의 글자는 두 개예요. 위 글자가 나고, 아래 글자는 그 내가 앉아 있는 자리예요. 같은 글자라도 자리가 다르면 서 있는 형편이 달라요.

바람 많은 풀밭에 놓인 등불이에요. 불꽃은 작아도 땔감이 곁에 계속 닿아 오래 타요. 화려한 불보다 꺼지지 않는 불이 이 자리의 방식이에요.
이 자리에서 자주 겪는 일
한 번 맡은 일은 눈에 안 띄게 오래 붙들어요. 큰 성과로 드러나지 않아 평소엔 티가 안 나다가, 빠지고 나서야 그 자리가 비는 게 보여요.
이 자리가 자주 하는 말
「이 정도면 충분해요.」 크게 벌이자는 말에 별로 동하지 않아요. 작은 걸 오래 쥐고 있는 쪽이 이 자리는 더 편해요.
이 자리가 쉬는 법
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아는 사람과 같은 자리에 또 앉는 쪽이 훨씬 힘이 나요. 장소를 바꾸지 않고 같은 시간에 같은 걸 반복하는 저녁이 가장 든든한 쉼이에요.
밤에 켜는 등불이 앉는 다른 자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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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은 전부 저희가 직접 썼어요. 알아맞히는 말이 아니라 관찰이라, 정해진 것이 아니에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