앉은 자리 · 정축
언 땅의 화로
태어난 날의 글자는 두 개예요. 위 글자가 나고, 아래 글자는 그 내가 앉아 있는 자리예요. 같은 글자라도 자리가 다르면 서 있는 형편이 달라요.

언 땅 위에 놓인 화로예요. 추운 자리일수록 이 불의 값이 커져서, 곁에 오는 사람이 끊이지 않아요. 스스로를 데우는 일만 뒤로 밀리지 않으면 돼요.
이 자리에서 자주 겪는 일
힘든 사람이 이상하게 나를 찾아와요. 다 듣고 잘 보내주고 나서, 정작 내 얘기를 꺼낼 사람은 못 찾은 채로 하루가 끝나요.
이 자리가 자주 하는 말
「요즘 어떻게 지내요?」 제 얘기가 나올 타이밍마다 이 말부터 앞세워요. 상대는 몰랐던 얘기까지 술술 풀어놔요.
이 자리가 쉬는 법
남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는 하루가 안 풀려요. 아무도 안 듣는 데서라도 자기 얘기를 소리 내어 해야 그제야 마음이 가라앉아요. 받기만 하는 저녁은 아무리 편해도 쉰 게 아니에요.
밤에 켜는 등불이 앉는 다른 자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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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은 전부 저희가 직접 썼어요. 알아맞히는 말이 아니라 관찰이라, 정해진 것이 아니에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