앉은 자리 · 정미
가마 속 불
태어난 날의 글자는 두 개예요. 위 글자가 나고, 아래 글자는 그 내가 앉아 있는 자리예요. 같은 글자라도 자리가 다르면 서 있는 형편이 달라요.

흙 가마 속에서 타는 불이에요. 밖으로 화려하지 않은 대신 속으로 온도를 모아, 무언가를 구워내는 자리예요. 이 불이 지나간 것들은 단단해져서 나와요.
이 자리에서 자주 겪는 일
내 손을 거친 일은 완성도가 한 단 올라가요. 그 과정이 밖에서는 안 보여서, 왜 이렇게 오래 걸리냐는 말을 자주 듣는 게 늘 억울해요.
이 자리가 자주 하는 말
「그냥 넘어가면 안 돼요.」 대충 끝내자는 말이 나오면 먼저 나서서 제동을 걸어요. 남들은 답답해해도, 한 번 더 다듬어야 마음이 놓여요.
이 자리가 쉬는 법
손에 아무것도 없이 가만있는 시간은 오히려 마음이 허전해요. 작은 걸 하나 붙잡고 오래 매만지는 저녁이 있어야 하루가 정리돼요. 완성이 안 나도 그렇게 들여다보는 동안 이미 쉬고 있는 셈이에요.
밤에 켜는 등불이 앉는 다른 자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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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은 전부 저희가 직접 썼어요. 알아맞히는 말이 아니라 관찰이라, 정해진 것이 아니에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