앉은 자리 · 정해
물가의 등대
태어난 날의 글자는 두 개예요. 위 글자가 나고, 아래 글자는 그 내가 앉아 있는 자리예요. 같은 글자라도 자리가 다르면 서 있는 형편이 달라요.

큰물 곁에 선 등불이에요. 제 몸집보다 훨씬 넓은 어둠을 감당하는 자리라, 작아도 있어야 할 곳에 있는 불이에요. 지치지 않으려면 기름 채우는 날을 미리 정해두세요.
이 자리에서 자주 겪는 일
누군가에게 기준점이 되는 일이 잦아요. 그 역할이 좋다가도, 아무도 나에게는 방향을 묻지 않는 날엔 문득 허전해져요.
이 자리가 자주 하는 말
「저도 헤매고 있어요.」 다들 방향을 물어오는 사람 앞에서 이 말은 좀처럼 안 나가요. 그래도 아주 가끔 이렇게 털어놓으면, 오히려 다들 그 순간에 편해해요.
이 자리가 쉬는 법
다들 갈피를 잡으려 먼저 찾는 쪽이라, 정작 자기가 기댈 데는 없어도 티를 안 내요. 모르겠다는 말을 누구 앞에서 한 번 꺼내는 것, 그게 이 자리에서는 쉬는 일이에요.
밤에 켜는 등불이 앉는 다른 자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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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은 전부 저희가 직접 썼어요. 알아맞히는 말이 아니라 관찰이라, 정해진 것이 아니에요.